2009년 새로운 한 해가 열렸습니다만 그다지 기쁘거나 희망찬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.
뒤늦게서야 용산참사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전 처음으로 뉴스를 보고 울었습니다.
아니,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.
대한민국 문단 최고의 스테디셀러 <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>이 나온 것이 1978년.
그 후 30년이 지났건만 이 나라의 끔찍한 참상은 <난쏘공>과 하나도 변하지 않았으니까요.
정녕 '사랑으로 비를 내리게 하고, 사랑으로 평형을 이루고, 사랑으로 바람을 불러 작은 미나리아재비꽃 줄기에까지 머물게 하는' 세계는 영영 오지 않는 것이랍니까?
생로병사도 초월하려는 이 발전된 시대에 와서도 인간이 사랑을 깨닫는 것은 그보다 더 어려운 것입니까?
조세희씨가 말했습니다. 사람이 태어나서 누구나 한번 피 마르게 아파서 소리지르는 때가 있는데, 그 진실한 절규를 모은 게 역사라고 말입니다.
이 피비린내나는 비명이 제 귀를 찢고 머리를 부수어 하늘을 메울 지경인데 어째서 사람이 만든 세상이 사람의 비명을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일까요.
스승님, 스승님께선 저에게 귀를 막고 눈을 감으라 하셨지만 그것이 이토록 괴롭고 슬픈 것일줄은 어릴 적의 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. 어째서 당신이 그렇게 상처입으면서도 일어설 수 밖에 없었는지 알 것만 같습니다. 제가 지금 이 순간까지 스승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은, 오직 제 자신이 겁쟁이이기 때문입니다. 이 한 몸의 안위가 두려워 타인의 비명을 모른 척 하는 허세뿐인 지성이기 때문입니다.
그래요. 이 세상을 이렇게 추하게 만드는 것에 저 또한 일조하고 있었던 겁니다.
이 얼마나 비참한 일이란 말입니까......